사면초가에 처한 검찰

황우석 파동을 돌아보며

임성수, broke-sky@hanmail.net

등록일: 2006-03-14 오전 5: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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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듯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황우석 파동, 이제는 진실게임을 떠나 검찰의 저울질에만 모든 촉각이 곤두서 있다.
황우석 파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줄기세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번 파동의 사실 관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과 언론의 보도만 접한 사람들의 괴리감이다.

두번째 문제는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파동의 실체 관계나 사실 관계 조명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여론몰이식의 일방적인 '스타만들기', 그리고 '희생양 만들기'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 문제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과학적인 근거를 두고 책임을 분배하지 못하고 '그럼 그렇지 네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사고로 전후사정은 고려하지 않은채 싸잡아서 편가르기식 비난을 한다는 것이다.

■ 언론이 만들어낸 신조어, '황우석 사단'

흔히 황우석 박사에 관한 보도가 나갈때 자주 이용되던 말이 '황우석 사단'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말은 잘못된 말이다.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근본적으로 황우석 교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황우석 교수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한 이유때문에 황교수팀은 난자 확보와 배양을 위해 미즈메디팀과 손을 잡았고, 그리고 줄기세포의 상용화를 위해 각 분야의 의사들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각기 다른 역할이 있었기에 특허에 대한 지분도 황교수팀 60%(서울대로 귀속),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 40%로 나뉘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특유의 '스타만들기' 솜씨를 발휘하여 '황우석 사단'이라는 어휘까지 만들어가며 모든 스포라이트를 황우석 박사에게 집중하였다.

그리고 논문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자 언론들은 너도나도 그들이 스타로 만들어 놓은 황우석 교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으며, 공동연구였지만 모든 것이 철저하게 분업화 되었기 때문에 황우석 교수가 속여도 다른 사람들은 몰랐을거라면서 그를 사기꾼으로 몰아 세웠다.

그러나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가 나오면서, 황우석 교수의 배반포 기술이 검증되고 문제가 되는 분야는 '배양'이라는 점이 드러나자, 분업을 이용해 황교수가 사람들을 속인 것처럼 보도하던 언론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버렸다.

그리고 철저한 분업을 주장하며 황교수를 몰아가던 언론은 미즈메디 병원이 배양을 못했다면 황우석 교수가 몰랐을리 없다는 역논리로 그를 옭아맸다.

■ 언론의 보도만 접한 일반인들의 문제점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만 줄기세포 파동을 접한 일반인들의 문제점은 세부적인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고 줄기세포라고 하면 그냥 다 황우석 교수가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앞에서 잠시 설명한 대로 황우석 교수가 다 한일이 아니다. 또한 이는 한 개인의 연구가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연구비를 지원해고 관리 감독한 연구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1.난자공급, 2.체세포 핵이식을 통한 복제배아 수립, 3.배반포기 형성, 4.그리고 이를 배양하는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이 4가지 단계가 모두 성립되어야 줄기세포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중 1,4번의 역할은 미즈메디 병원이 담당한 것이며, 2,3번의 역할은 황교수팀이 담당한 것이다. 때문에 특허에 대한 지분도 둘로 나눈 것인데, 지금 줄기세포가 없다는 얘기는 배양을 담당한 미즈메디병원에서 배양에 실패했으면서도 데이터를 조작하여 황우석 교수팀 뿐만이라 국민 모두 그리고 세계를 속였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문제많은 서울대조사위에서도 황교수팀의 기술을 폄하하긴 했지만, 2,3번의 기술에 대해서는 인정했기 때문이다.

■ 사면초가에 처한 한국 검찰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NT-1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와 줄기세포가 만들어졌지만 빼돌려졌다는 정황에 대해서 검찰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왜냐면 이 두가지 문제는 진실이 이미 드러나있다하더라도 어떻게 결론을 내리고 발표를 하든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만약 황우석 교수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 온나라가 떠들썩하게 언론과 과학계가 나서서 황우석 교수를 비난하고 사기꾼이라고 몰아 세웠으니 말이다. 황우석 지지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황우석 교수는 국내외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한 사람이 되버렸고, 그렇게 만든 것 또한 다름아닌 대한민국이다. 조용히 재연하도록 기회를 줘버렸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줄기세포가 하나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하나라도 있다면 줄기세포는 배양이 가능하다는 얘기고, 그렇게 된다면 미즈메디 병원의 배양기술 또한 입증되며, 줄기세포 빼돌리기에 무게가 실어진다.

만약 줄기세포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외국의 연구기관의 후속 연구에 의해 체세포 줄기세포나 수정란 줄기세포의 배양이 별반 다를바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미국의 연구기관에 의해서 실험용 쥐를 통해서는 다를바 없다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검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황우석 파동은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한번에 끝낸다고 덮어지지 않는 미래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당히 마무리하기에는 선이 너무나도 분명한 사안이다. 한쪽이 죽든지, 다같이 죽든지 둘 중에 하나인 것이다. 특허분쟁이라는 넘어야할 거대한 산도 아직 남아있다.

서울대조사위의 경우에는 이렇든 저렇든 논문 조작이라는 최후의 보루로 황우석 교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검찰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그동안의 큰 이슈들 처럼 다른 이슈에 묻혀 조용히 잊혀져가는 흔히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건국이래 '황우석'이라는 이름처럼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국 본토와 한인 교포들의 공감지대 코리아웹 http://www.coreaweb.net 』
Posted by 아침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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