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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나를 보며 묻는다. 누구세요? 하고....
아침이2
2005. 2. 16. 17:10
실제 닥친 일을 맞설 때보다 그 전에 걱정할 때가 더 어렵다.
뱀처럼 스스스, 온 몸을 타고 오르는 걱정들은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면 터무니 없을 때가 있다.
내가 두려워했던 일과 사람은
오히려 나를 두려워하고 있었거나 혹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불안해하며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던 말들은
막상 필요없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심하게 집착했던 일은 마치 나를 처음 본 듯 눈을 꿈벅이며
왜, 그러는데..? 하고 반문하기도 한다.
걱정의 80% 는 대체로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는 통계는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나는 생각의 잔가지가 많아서,
일상에서는 솜털처럼 세세하기보다 성큼성큼 움직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사랑에도 일에도 생활에도 놀이에도, 제 몫의 일을 다하고나면
그 이상의 잔생각을 더는 키우지 않는 사람들.
내 그릇 만큼 충실히 했으니 그 이상은, 그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친구의 담백함-
동치미 국물처럼 칼칼하고 시원했다.
생각은 줄이고 행동은 더 많이.
걱정 대신 배짱도 키워보고
기쁨이 오면 두리번거리지말고
선물처럼 와락, 받아들일 것.
올해 훈련할 바.
(퍼옴)